이 정도 시점에선 더 이상 촛불집회의 진정성이나 이명박정부의 실정을 논해봐야 동어반복의 꼬리물기가 될 뿐인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촛불집회는 광우병 우려를 떠나 MB의 정체성 자체를 흔들고 있다.
우려가 되는 건 더 이상 논리와 시야가 발전하지 못하고 상대측의 실수를 물고 늘어지는 지루한 신경전의 양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MB는 아직 500만 표차의 압도적 기억에 대한 자신감을 믿고 있는 듯하다. 단지 설득과 인터넷을 간과했을 뿐이라고...잘 달래고 버티면 내년 쯤이면 지지자들이 돌아오리라고 말이다.
지지율 10%대로의 추락에도 말이다.

문제는 그 500만 표차의 본질은 전통적 보수층 외에는 '별다른 인물이 없지 않는가, 경제 살리겠다니 그거 하나 믿어보자' 는 비판적 지지였다는 것을 또 간과하고 있는 점인 듯 싶다.
글쎄 진짜로 그렇게 생각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10년 좌파정권에 신음하다' 자신들을 선택했노라고 믿고 있는 듯 보인다.
위기를 진단하는 청와대 수석들이나 대통령 자신의 언어에도 노골적으로 그 믿음이 살아있음을 아직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안과 논리가 없으면 상대를 욕하기만 해도 자신의 정체성이 확보되고, 상대적으로만 행동하면 표를 얻고 권력을 얻는다는 무의식의 발로 그 이상 이하도 아닌 듯 보인다.

여기에 근원적인 패착이 도사리고 있다.
별다른 철학은 없이 혐오감과 좌파정권종식 하나만 들고 나온 탓에 밑천이 떨어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 정부들과는 색깔이 달라야겠고...경제는 살려야겠고...
설마 설마 했지만 MB정부가 경제를 살리겠다고 들고 나온 그나마 있는 철학이란 영미권의 보수정부에서 지난 30여년간 시도했다가 부작용과 저항만 양산한 낡은 방법들 뿐이다.
그것말고 다른 것?
대운하...허허
그래도 그 나라들은 전세계적 패권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듯한 설득력이라도 있었지만 아직 국제사회에서 듣보잡 수준을 겨우 모면한 우리 처지에 무슨 배짱으로 들고나와 그렇게 밀어부치는 지 모를 일이다.
거기다 촛불집회를 계기로 그 부작용들을 사람들이 알아서 학습하고 있는 상황이 되버렸다.

불신은 점점 증폭되고 있지만
유화의 신호는 보내고 언론관리를 할지언정 MB는 변할 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이렇게 계속 밀어부치기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미 거리로 나와버린 촛불시위는 어떤 수를 선택할 수 있을까?
한나라당이 설득되지 않는 한(될 리가 없지만) 탄핵은 불가능하다.
야당은 힘도 부쳐보이고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
전경버스를 흔들고 전경과 몸싸움을 해봤자 명분만 잃고 표류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적당히 그치면 MB에게 약만 된다는 위기감도 대중에게 남아 있는 듯 보인다.

시간이 지날 수록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고 있는데 이후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뭐,
퇴임할 때까지 이게 다 이명박 때문이다라는 회의와 불신의 댓글놀이만 남기고 말까?
아니면 매 정책마다 광화문에서 집회축제를 벌이게 해준 문화대통령으로 이름을 남기게 될까?


받은 트랙백이 없고, 댓글이 없습니다.

트랙백 주소 :: http://www.ozinger.info/trackback/88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