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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80년대 초반 불후의 히트작, 스필버그의 E.T.가 가지는 특별함을 눈치챌 수 있다. 이 전까지만 해도 SF영화의 외계인이란 존재는 지구를 노리는 침략자 이거나 소통하기 힘든 위험한 존재들이었는데 단번에 '친구'가 될 수 있는 존재로 격상 되버린 것이다.

따지고보면 갑자기 나온 것도 아니다. 자신이 유태인이자 인종적 소수였던 스필버그는 이전에 '미지와의 조우'로 낯설기 때문에 위험한 종류로 분류되던 존재인 외계인에 대한 소통을 시도했었다. E.T.는 그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그 시각의 작은 진보가 어느 로보트가 더 쌘놈인지로 동네에서 악다구니를 벌이는 게 주업인 꼬마들의 이분법적 뇌구조에도 먹혀든 것이다.
이건 막연한 감성적 느낌만은 아니다 다분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현대 수학으로도 '게임이론'이 협력과 공존이 우위에 있음을 증명해온 걸 봐서도 분명해진다.

뭐든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에 대한 공포가 그렇다고 나쁘기만 할까.
과연 이상한 물건을 들고 어두운 곳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존재를 무조건 '우린 친구'라고 생각할 수는 없듯이 그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일테니 섣불리 단정하기 힘들다.

참 여기저기에서 멋대로 제단되고 짜깁기되긴 하지만 이념을 초간단 정리하면
보수는 (나의) 생존에
진보는 공존에
우선적 가치를 둔다고 본다.

백인인 케네디조차 비주류인 아일랜드계에 카톨릭이었다는 점이 대단한 이슈였던 시절을 생각하면, 부시의 삽질과 경제붕괴로 인한 반사이익도 있었겠지만 주류 백인사회가 낯설고 두려운 소수자를 지배자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공존의식을 가지게 되었다는 게 오바마 당선이 주는 감동이다.

오바마가 단번에 주목받고 중앙정치무대로 데뷔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된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의 연설에 그 핵심이 녹아있다.

시카고 남부에 사는 한 소년이 글을 읽지 못한다면 비록 내 가족이 아니더라도 내 문제나 다름없다. 은퇴한 한 노인이 약값을 걱정하며 적은 돈으로 월세를 내야할까 약값을 내야할까 걱정한다면 그가 내 조부모가 아니더라도 내 삶을 가난하게 한다. 아랍에서 온 이민자 가족이 변호사 살 돈이 없어 곤란을 겪고 있다면 그건 인간으로서 가진 나의 기본권을 위협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공존의 당위성을 개인주의가 팽배한 미국인에게 이처럼 잘 호소하는 말이 있을까.


오바마가 되었다고 당장 미국이...세계가 공존의 가치로 계속 뭉치게 될 지는 모르겠다. 세상은 맘좋게 공존하기엔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일들도 너무나 많고 언제 어디서 어둠속에서 이상한 물건을 들고 나를 노려보는 놈이 나타나게 될지 모르며 그 상황에선 분명히 (나의)생존이 무엇보다 우선시 될테니까...
나의 생존이 있고 나서야 공존도 존재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걸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하나 안쓰러움이자 걱정이 있다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정이란 게 있기는 하지만...연기라면 몰라도 진심으로 우리나라에서 개인 생존의 가치를 오바마가 말하는 공존의 가치와 같은 맥락이라고 우기지나 말았음...한다.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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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태수 2008/11/14 1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존나한가해졌다..모이자 ㅆ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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