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있음>

아마도 영화가 끝나고 나면 왜 치아즈가 모든 대의와 심지어 자신까지 버려가며 민족의 배신자를 구해야만 했는가에 대한 떨떠름함이 가시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사랑이었으므로?
하기사 진정한 사랑...이거 진짜 표현하기 힘들다. 더군다나 소설이나 영화처럼 특정한 임펙트를 줘야하는 매체에서 둘이 너~~~무나 사랑했기에 물적 조건 따위의 유혹들을 물리치는 순간이 들어가야만 하는 관습이 생긴다.
하지만 그런거 너무 흔하다. 사람들 영악해져서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역시 진정한 사랑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서 생각지도 못한 극단적 판단을 할만큼의 임펙트가 이젠 필요...해서?

흔히 예술을 추구하는 작가들의 습성과도 맞아떨어진다. 그들이 질서와 가치에 순응하는 인간형이라면 절대 작품을 만들어낼 수조차 없다.
종종 권위있는 영화제를 휩쓸거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문제작들이 이런 전략을 취하기도 한다.
역시 작가들은 인생에 대한 딜레마와 아이러니의 순간들을 너무 사랑해....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작 소설을 보지 않았지만 검색해본바로는 장아이링이 내세우는 표면적 동기는
'그가 나를 진정 사랑한다' 라는 감정이다.
어이쿠...설마했는데 역시 작가가 노리는 건 극단적 임팩트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안감독이 임팩트를 삼은 지점은 그녀가 연극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주체못하는 감정의 무엇이라고 얘기한다.

바로 이 지점.
자신의 사랑을 극단적으로 속여야만 하는 상황, 그 정점에 이 기묘한 설정이 필요했던 것이다.

첩보극의 외피를 두르고 있는 이 영화의 내면적 본질은 첩보의 스릴이 아니라 자신을 끊임없이 연기해야하는 운명에 던저진 그녀의 진심이다.
티파니의 보석상처럼 연기는 그녀가 가지고 싶어하고 가져야만 되는 유일한 세계이다.

치아즈는 사실 모두에게 진심이 아닌 동시에 모두에게 진심이었다. 그녀는 스파이 대상을 완벽히 속이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하다못해 섹스까지도 진심으로 만들어야 했으며 그런 어려움을 털어놓지만 거부하는 아군을 위해 흔들리지 않은 듯한 모습을 연기를 해야했다.

하지만 그녀의 연기는 가족, 홍콩에서의 공작실패와 동료들의 태도, 조직의 태도에의해 신기루처럼 소모되어갈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치아즈에게 그녀가 원하는!! 진심을 내비친 건 역설적이게도 易뿐이었다.
적을 통해 자신의 연기도, 진심도 완성한 셈이다.
연극을 끝내고 흥분된 감정을 주체못하던 홍콩에서의 젊은 날 자신처럼...
易의 진심을 확인하는 순간 그녀의 연기이자 진심은 실존적 감정이 되버린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어쩔 수 없음'의 설정을 심기 위해 그녀의 주변을 너무 극단적인 군상들로 채운 것이 심정적인 거부감을 관객들에게 남기기도 했을 것이다.

과격하게 말하자면 사랑이라는 수단으로 표현된 실존의식에 기만으로 가득한 현실의 투쟁과 가치들이 왜 굴복당하는 지에 대한 설득에 나름 성공한 셈이다.
그걸 통해 닳고 닳은 사랑의 진심 같은 모호한 신파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안착에 성공했다.  

덧붙이서
색,계의 정사씬은 최고의 가학적 에로티즘...킹왕짱 포르노그라피였다. 이안만세


트랙백은 하나, 댓글이 없습니다.

트랙백 주소 :: http://www.ozinger.info/trackback/83

  1. Subject: 중국, 색계 실제 주인공 사진전

    Tracked from China Life 2008/01/09 21:15  삭제

    영화 ‘색, 계’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 광둥(廣東)미술관에서 색, 계’의 실제 주인공의 사진이 전시돼 영화 팬들의 눈길 색,계의 중국 영화 포스터 이안감 영화 ‘색, 계’는 ..

댓글을 달아 주세요

◀ 이전페이지 1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