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난 억울해!
죽기살기로 공부하다보니 등수가 50등에서 10등으로 한 40등을 올랐는데 느닷없이 누군가 성적이 급등한 비결이 뭡니까? 교과서 위주로 예습복습 이런거 말구요...라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자기 자신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을까?
'그냥 열심히 했는데요'가 그 시점에서 가능한 가장 솔직한 대답이다.
그런데 문제는 40등 오르고 자신을 돌아보니 놀던 친구들하고도 소원해지고 눈도 침침해지고 더 문제는 10등에서 더 이상 등수가 잘 오르지 않는 것이다.
이제 친구들과 어울려야 한다 책은 덜 봐야 한다고도 하고 앞으로 등수를 더 올리려 고민해보기 시작하니 공부를 의무적으로 해서 그러네 체질화된 무식한 공부방법의 한계네에서 원래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자와 지원의 한계라기까지... 난 그저 공부열심히 해서 40등이나 등수를 올리고 나면 될줄 알았는데 이제와서 완전 문제덩어리 바보 병신취급을 당하고 있다.
주변의 충고들을 들어보면 다 그럴듯해서 더 혼란스럽기만 하다.
성장의 딜레마에 빠진 우리 모습이다.
그래서 우리 경제는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미스터리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정치야...헷갈리고 수틀리면 그냥 내 고향, 내 동문, 내 계급과 맞는 놈 찍으면 그 뿐이다. 그런데 경제도 그게 가능할까?
더군다나 경제비전이나 정책이 순수하게 거시적 안목을 통해 주장되는 경우...거의 없다.
대부분 일정한 정치적 베이스 위에서 걸러진 후의 목소리만 나오거나 아니면 각자의 계급성에 맞게 필터링되어 주장된다.
외국의 이론들마저 우리나라로 들어오면 아전인수로 재단되어 무국적의 논리가 되버린다.

그 이유야 너무 뻔히 보여 설명할 필요도 없다.
흔히들 TV토론에서 관용구문처럼 써먹는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좌우해서는 안된다.'며 뱉어내는 이율배반의 시각들...이제 지칠대로 지쳤다.
사실 늬들의 입이 문제였다.
그런 시각들의 가장 큰 문제는 진정성이 없는 절름발이 시각이라는 점이다.
몇몇은 잘 맞아 떨어지는 설명이지만 다른 면은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한 그런 논리들이다.
그 부족한 논리를 정치적 구호와 상대에 대한 무분별한 부정과 공격으로 채우기 급급했다.
그러니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엔 미스터리들만 양산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분명 재벌 때문에 경제발전한 거 같긴 한데...재벌들이 경제를 어지럽히고 발전을 가로막는 범인이라는데...그렇다고 대우처럼 공중분해시키니 그냥 죽도밥도 아닌게 되버리고 놔두자니 삼성처럼 비자금 분탕질을 일삼고...뭐가 답이란 말인가...
솔직해지면 답이 보인다.
이 책...2005년도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시각의 문제들에 대단히 유효한 비판으로 가득하다.
박정희시대에 대한 시각
경제성장의 실체에 대한 의문들
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전처럼 받아들인 주주자본주의와 금융개혁의 폐해...
보수언론과 개혁세력의 자가당착적 착시현상들...
재벌과 노동시장유연성에 대한 엄청난 오해들...
분칠 안하고 캥기는 것 남기지 않는 시선의 통쾌함 같은 게 느껴진다.말끔히 정리가 안되던 경제시각의 미스터리를 '말이 되는' 수준으로 어느 정도 돌려놓기에 충분하다.
요즘 경제관련 책들에 관심을 가지다가 처음엔 왜 이 책을 먼저 접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했는데...다 읽고 나니 좀 뒤에 읽은 것이 오히려 이 책의 목소리를 더 생생하게 이해한 토대가 되지 않았나 싶다.
경제가 대선을 선택했다.
토론만 하면 경제정책 얘기지만 논리는 그나물에 그밥이다.
이제 노무현시대의 정치이데올로기마저 완전히 거덜나고 오로지 경제적 문제의식만이 횡횡하는 (사실 시급한 문제이기도 하고) 요즘에 더 늦기 전에 꼭 읽어둘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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