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한다는 건 포털에 접속한다는 거고 포털에 접속하면 반드시 검색순위를 볼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에서 검색순위가 가지는 영향력과 정보파급력이 점점 절대 권력화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연예인의 인기척도, 정보의 파급 속도, 사회적 트랜드를 검색순위에서 해석해내고 있는 형편이다.

대화에 끼지 못하는 걸 공포의 수준으로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특성 때문에 그런지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것들을 모르면 뒤쳐지는 듯한 불안감이 그 권력화를 더욱 공고히 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기도 한다.
 

그런데 검색순위에 오르는 이유들 중에서...
뉴스등 다른 정보매체에서 이슈화 되었거나 윤호의 '회자정리 사건' 처럼 방영중인 TV프로그램에서 나왔을 법한 것들은 쉽게 이해가 간다.
인터넷이 나오기 전부터 '누구나'봤을 법한 소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것들...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인간들이 어디서 무얼 보고 이렇게 난리들일까
나만 또 정보력과 트랜드가 뒤쳐지는 건가...

여기에 대한 별의별 추측과 음모가 난무하지만 대부분 확인 불가능하다.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건
순위가 순위를 만들어 내는 구조
대표적인 예가 incoming 같은 경우일 것이다. 포털의 컨텐츠나 인기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순간적으로 이슈화된 것들이 확대재생산을 통해서 거대이슈화 되는 예다.
이런 것들은 쉽게 그 출처를 짐작할 수 없기 때문에 'OOO'이 왜 검색어 순위에 오른거죠? 라는 질문처럼 대상이 궁금하기 보다 대상이 순위에 오른 이유가 궁금해서 더욱 메가이슈가 된다.

우리의 인터넷 포털 환경에서는 필요한 정보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흘려진 정보들이 궁금해서 찾을 수 밖에 없는

포털에 의한 정보의 역선택 에 시달리고 있다.

그게 꼭 나쁜 거라고는 단정할 수 없긴 하다.
트랜드와 유행이라는 게 원래 그런 속성으로 재생, 소비, 소멸 되는 것이고 어떤 면에서 생산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하다.

<같은 시간대 네이버와 다음의 검색어 순위>
incoming이 네이버 만화 컨텐츠에 나왔던 단어이기
때문에 다음에는 순위에 들지 못한 걸 볼 수 있다.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가 대중성의 절대치를 반영하는 지, 단지 컴 앞에 앉아있는 전국의 찌질이들의 기호만을 반영하는 건지 확실치는 않으나...점점 전자를 대변해가고 있다는 걸 부정하기 힘들다.
뭔가 포털들의 권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점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이제 정보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보의 흐름이 중요한 게 되어 버렸다.

그 정보의 흐름을 누가 제어하느냐...누가 이슈를 만들어내느냐...
특히나 남이 아는 건 나도 알아야 되고 한큐에 들썩이는 문화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내가 필요한 정보'라는 개인주의적 개념이 강한 구글과 같은 리얼 검색 사이트는 이 시점에서 발붙일 수나 있을까 싶다.


또 하나
주기적으로 개봉한 지 한참 지났고...케이블에서 방영중인 영화도 아닌 것들이 느닷없이 검색어 순위 상위로 치솟는 경우가 있다.
이건 피투피같은 다운로드 사이트에 디비디립이 떴다는 뜻이다.
극장 개봉을 해도 검색 순위에 들지 못하던 영화들이 다운로드가 가능해졌다는 이유만으로 개봉보다 더한 관심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개봉한다는 뉴스도, 개봉을 위한 마케팅도 피투피 사이트의 다운로드 정보을 못이기는 시대다. 극장 이외의 영상 부가산업에 대한 개념과 시스템을 바꾸려는 의지없이는 몽창 도태되어버릴 지도 모르는 시대다.
뭐 현명한 누군가가 웹2.0 어쩌고 하는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듯이 그 대책도 잘 고민하고 있으려니 할 수 밖에...